살얼음판을 걷던 한나라당에 급기야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나라당 쇄신파인 정태근 의원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재창당을 거부하자 문을 박차고 나와 탈당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더 이상 이런 낡은 구조를 온존시키는데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탈당을 결심했다는게 그의 설명입니다.
김성식 의원 역시 재창당을 하는 쪽으로 당헌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나는 허허벌판으로 나가 이 낡은 정치판과 부딪히는 정치의병이 되겠다며 조건부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탈당은 이 두 의원에 그칠 것 같지 않습니다.
권영진 의원도 나 혼자 당에 남아서 무슨 희망이 있겠느냐면서 탈당은 시간 문제 아니겠느냐.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두언 의원의 말을 빌면 19일 전국위원회를 계기로 5~6명 정도가 한나라당을 떠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들의 탈당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의 지역구는 수도권, 그 가운데서도 반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지역들로 내년 총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참에 아예 다른 배로 갈아타려는 것이라는 의심도 있습니다.
그런만큼 이들이 무소속을 계속 남기보다는 제3의 당을 만들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친박계 의견은 분분합니다.
어차피 같이 하지 못한다면 이들을 버리고 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과 그래도 끝까지 모두 보듬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찌됐든 쇄신파 의원들의 연쇄 탈당은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게 불보듯 뻔합니다.
한나라당이 쪼개지면 재창당이든, 쇄신이든 그 의미는 크게 반감되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상황이 이쯤되다 보니 박근혜 리더십에도 불똥이 튀고 잇습니다.
쇄신파는 박 전 대표가 자신들을 만나주지 않는다며 소통하지 않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똑같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물론 친박계는 박 전 대표가 쇄신파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 말이 옳든 이제는 박 전 대표가 직접 입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분명합니다.
재창당을 할 것인지, 또 쇄신파 의원들을 보듬고 갈 것인지 박 전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겁니다.
측근을 통해 전달되는 수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 일까요?
이르면 오늘 박 전대표와 쇄신파 의원들이 만난다고 합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의중을 밝힐까요?
한나라당의 모든 시선이 박 전 대표에게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