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고종의 궁궐이자 돌담길로도 유명한 덕수궁, 하지만 이 덕수궁 명칭의 개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일제의 잔재이기 때문에 원래의 경운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으로, 문화재청은 조만간 심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사적 제124호 덕수궁.
대한제국 고종의 법궁이었고, 퇴위 후에도 고종의 거처였습니다.
아기자기한 전각과 같은 고궁 문화재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입니다.
그런데 이 덕수궁의 현재 명칭을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일제 압력에 의해 명칭이 바뀌고, 위상도 깎이는 등 일본 침략의 잔재이기 때문에 원래 이름인 경운궁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9월 문화재청의 설문 조사 결과 경운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덕수궁 존치'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 인터뷰 : 홍순민 / 명지대 교수
- "(고종이) 물러난 뒤에 머물던 공간이라는데 의미를 더 둘 것인가, 아니면 대한제국 시기에 활동하시던 공간이라는데 의미를 둘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경운궁으로 환원하는 것이…."
하지만, 덕수궁이 곧 우리의 역사라는 주장도 만만찮습니다.
덕수궁이란 이름 자체가 상왕 등이 머무는 궁이란 일반 호칭인데다 부정적 의미도 나름의 역사라는 논리입니다.
▶ 인터뷰 : 이민원 / 원광대 교수
- "덕수궁이라고 하는 명칭은 경운궁의 역사를 끌어안고 같이 지금 이어져가고 있기 때문에 경운궁으로 환원하는 것보다는 덕수궁으로 존치하는 것이…."
문화재청은 조만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명칭 변경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