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열린사회'로 가는 길을 찾는 마지막 순서입니다.
남을 배려하기보다 이겨야 할 대상으로 가르치는 우리 교육 여건이 결국 '닫힌 사회'를 만들고 있는데요.
올바른 인성을 가르치고 확실하게 각인시켜야 할 교육의 장인 가정과 학교는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MBN·매일경제 트랜스미디어 기획취재팀 김성철 기자가 그 현장을 설문조사를 통해 먼저 알아봅니다.
【 기자 】
▶ 스탠딩 : 김성철 / 기자
우리는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방법을 배웁니다.
열린세상·열린사회를 만드는 기초, 바로 교육이죠.
하지만, 현재의 교육이 열린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 54%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학교 교육 목표는 '입시 대비'가 아니라 인성함양과 특기 적성 계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상적인 답을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머릿속에 드는 이상적인 교육상과 현실은 좀 다른 듯 싶습니다.
열린사회의 기본인 소통, 가정에서도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 대화 시간이 평균 30분 미만이 가장 많았고 10분도 채 안 되는 경우도 상당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녀와 대화를 어떻게 할지 모르는 경우도 상당한데요. 응답자의 85%는 자녀와 대화법을 배울 수 있으면 배우겠다고 답했습니다.
열린사회를 만드는 가정과 학교의 조금은 다른 듯한 교육 현장, 이혁준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33살 박주연 씨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화 방법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어릴 적부터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고 가족 간의 따뜻한 대화도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박 씨는 대화법을 배운 서른 이후에야 부모님과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인터뷰 : 박주연 / 교육 참가자
- "사실은 내가 외면해왔던 것들을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 거 같아요."
자신의 감정을 서로 나누는 대화법을 배운 경험이 거의 없어 가족 간 대화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이윤정 / 비폭력 대화센터 강사
- "결혼해서 20년을 살았는데, 15년을 키웠는데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되겠느냐 생각하거든요. 내가 어떤 느낌인지 표현하시는 게 중요해요."
MBN 설문조사 결과, 가족과의 대화법을 교육받길 희망하는 30대 여성은 90%, 40대 남성은 88%에 달했습니다.
가정과 함께 교육을 담당하는 다른 한 축은 학교입니다.
공교육 위기론 속에 새 길을 찾는 시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때 통폐합 위기까지 갔던 작은 학교지만, 이제 교실 안 아이들은 수업을 즐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도현 / 대청초 4학년
- "학원에서는 저 혼자 공부해야 하니까 재미가 없었어요."
▶ 인터뷰 : 배솔봄 / 대청초 4학년
- "(어떤 수업이 제일 재미있어요?) 친구들이랑 하는 거요."
비결이 뭘까요?
대부분 팀별로 수업이 진행돼, 나 혼자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보단 우리 팀이 어떻게 하면 잘할까가 고민입니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연평바다에."
"트라이앵글아, 나는 네가 참 부러워. 왜?"
▶ 인터뷰 : 안주희 / 대청초 교사
- "집중도가 떨어지는 아이들이 팀별로 하면 모든 아이들이 참가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열린 교육을 실천한 이 학교는 2년 연속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공정한 기회를 주는 사회를 만드는 디딤돌은 가정과 학교의 교육입니다.
가장 필요한 교육은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보다 서로가 함께 어울려 산다는 작은 진실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