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1년을 맞아 준비한 기획 시리즈. 오늘은 두 번째 시간입니다.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연평도는 이제 예전의 일상을 되찾았다고 할 정도로 빠르게 피격의 아픔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주민들에겐 여전히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매일 아침마다 마을 어르신들로 북적이는 연평면 보건지소.
1년 전 피격의 아픔을 호소하는 환자는 이제 단 3명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박찬 / 연평면 보건지소 공중보건의
- "원래 불안증을 조금 앓던 분 중에 투약이 필요 없었는데, 한 3분 정도는 투약이 필요할 정도로 약간 증상이 심해지신 분들이 계셔서, 그런 분들은 치료에 신경을 쓰고 있고…."
그러나 그 상처가 100% 완치된 것은 아닙니다.
1년 전, 피격 당시 친구 집에 앉아 있다 북한의 포격을 당한 김부전 할머니.
'쾅' 소리와 함께 지붕이 무너지고, 순식간에 불이 번진 친구의 집 안에서 기다시피 빠져나왔습니다.
그 충격으로 할머니는 화툿장과 수면제 없인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김부전 / 연평도 주민
- "자다가 그냥 약 안 먹으면 한 5분, 10분밖에 못 자. 계속계속 깨고, 자꾸자꾸 뵈는 거 없고 그래서 그냥, 약을 먹으면 그래도 두어 시간 반, 서너 시간은 세상 모르고 자겠어."
복구 사업에도 상흔은 남아 있습니다.
일부 주택은 여전히 복구가 더디고, 일부 방공호는 1년 전 모습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피격 전, 세입자 신세였던 이선재 씨 부부는 이달 말이 되면 정말 갈 곳이 없습니다.
임시가옥은 모두 철수되는 상황에서 새로 완공되는 주택에선 더는 전·월세를 놓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선재 / 연평도 주민
- "집을 지어주면 다 나갈 수 있는 사람들 나가는데 월세 사는 사람들, 전세 사는 사람들 빠져나갈 데가 없어. 마을에 집이 없어."
민간인 포격이란 초유의 사태를 거뜬히 이겨낸 연평도 주민들, 하지만 그 속에선 여전히 흉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