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서 '대머리'… 명예훼손 아니다

【 앵커멘트 】
온라인 공간에서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을 '대머리'라고 놀렸다면 과연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오이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6월, 온라인게임을 하던 31살 김 모 씨는 공개 채팅창에서 다른 게임 이용자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특정인을 지칭해 대머리나, 대머리를 비하하는 말을 한 겁니다.

결국,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김 씨. 1심 재판부는 대머리가 누군가를 비하하는 단어까지는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은 대머리라는 단어를 들은 상대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과연 대머리라고 놀리는 행동이 죄가 될까?

대법원은 3부는 김 씨의 상고를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항소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누군가를 대머리라고 부른다고 해서 곧바로 상대의 사회적인 평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온라인 대화에도 절제와 규범이 있어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고려하면 형사적인 처벌은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습니다.

한편, 김 씨는 대머리라고 놀린 피해자와 게임을 한 적은 있어도, 실제로 대머리인지 아닌지까지는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n뉴스 오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