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유적이 발견됐는데도, 몰래 공사를 밀어붙이는 명동성당 재개발 공사 현장, 앞서 보도해 드렸는데요.
휴일 조용했던 공사 업체가 어제(31일) 오전 다시 굴착기를 동원해 유적 주변을 마구 파헤치는 모습이 또 포착됐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어제(31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재개발 공사현장.
굴착기가 북쪽 주차장 아래 부지를 마구 파헤치고, 흙을 걷어내고 있습니다.
구한말 도심의 벽돌 배수관로 유적이 나온 현장 바로 위 부지입니다.
왼쪽엔 지은 지 120년이 넘은 주교관 등 각종 근대 건축물의 모습도 보입니다.
근대 유적 발견으로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지난 29일에 이어 이틀 만에 또 공사가 강행된 것입니다.
앞서 해당 업체는 주말 공사 밀어붙이기 논란에 대해 "앞으로 내부 회의를 거쳐 공사 지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성토합니다.
▶ 인터뷰 : 김란기 / 문화유산연대 공동대표
- "문화재청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고, 시굴조사 중지 명령도 내리고 이번 주에 문화재 위원회를 열어서 전면 발굴할 것을 의결해서…."
▶ 인터뷰 : 황평우 /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명동성당에서 뚝 떨어져서 공사해야 함에도, 지금 이렇게 난개발을 하는 거죠."
하지만, 명동성당과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오늘(1일) 유물 훼손 여부와 문화재적 가치 확인을 위해 공사 현장에 직원들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