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수수' 한명숙 전 총리에 무죄선고

【 앵커멘트 】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돈을 건넸다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무죄 선고의 가장 큰 이유로 재판부는 돈을 건넸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을 꼽았습니다.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는 법정에서 당초 돈을 줬다는 검찰 진술이 모두 거짓말이라며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재판부는 번복한 진술 차제를 믿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검찰에서의 진술을 모두 맞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인 비약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당시 친분관계 정도로는 일대일로 만나 정치자금에 대한 제의가 이뤄지긴 어렵다고 봤습니다.

특히 돈을 건네는 약속을 휴대전화로 잡았다는데, 정작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의 번호를 입력해 넣은 시기는 돈을 건넸다는 시점 이후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밖에도 차량 종류를 몰랐던 한 전 대표가 돈을 건네받으려 길가에 세워둔 한 전 총리의 차량을 알아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이 제출한 각종 보강증거 역시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 전 총리는 재판이 끝난 뒤 '국민 덕분에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 인터뷰 : 한명숙 / 전 총리
- "저는 지난 2년여 동안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저의 진실과 결백을 믿어준 국민여러분이 계셔서 여기까지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

한편 검찰은 무죄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