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에 최저임금 주면 해고 대란?

【 앵커멘트 】
그동안 턱없이 적은 급여를 받았던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단속 근로자들이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최저임금 적용이 오히려 해고 대란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합니다.
김한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평균 3,912원.

지난해 아파트 경비원들이 지급받은 시간당 임금입니다.

작년 적용된 최저임금 4,11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이는 작년뿐 아니라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경비원들이 생활고에 허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신승현 / 전국아파트노동조합연맹 위원장
- "여러분들의 형, 동생, 삼촌, 오빠가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경비원 근무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과연 이 같은 현실을 이해하시겠습니까. 개탄할 노릇입니다."

불행 중 다행은 내년부턴 상황이 조금 나아진다는 점입니다.

아파트 경비원이나 청원 경찰 등 이른바 감시·단속 노동자들에게도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덕분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이 그대로 반영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최저임금이 적용되면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고령 경비원들의 대규모 해고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가 법 유예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채필 / 고용노동부 장관
- "좋은 동기로 시작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일방적으로 법을 미루기 보다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권혁 / 부산대 법학 교수
- "감단(감시·단속)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보장돼야 합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고령자든 다른 분류든 이런 근로자들의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

정부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 달 초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etoile@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