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서 늘 문제가 되는 것이 '전관예우'입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출신 변호사 개업식에 참석해 여러 검사들 앞에서 '도와주라'는 말을 했다면 단순한 덕담일까요? 아니면 전관예우를 조장하는 말일까요?
강현석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 빌딩.
지난 24일 이곳에서는 검찰을 갓 떠난 A 변호사의 개업식이 열렸습니다.
▶ 인터뷰 : 빌딩 관계자
- "뭐 시차를 두고 오니까 많이는 왔지요/ 모르겠어요. 몇 명이 왔는지 그 당시에 저희가 세어보지 않아서는 모르겠는데, 한 2~300명 안 될까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 현직 검사들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축사를 맡은 최 지검장은 현직 검사들 앞에서 개업 변호사를 잘 도와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 인터뷰 : 법조인 B씨
- "지금까지 고생했는데…. 뭐 그런 이야기 하면 되는데, 거기서 좀 많이 나갔죠. 도와주자, 도와주라고 했습니다. 이건 사실입니다. 많이 도와주라고 했죠"
다른 법조인 C씨는 듣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다면서 발언 수위가 너무 나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법조인 D씨도 도와주라는 발언이 두 차례 정도 반복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대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검사는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사적 이익을 위해 소속기관의 명칭이나 직위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현직 지검장이 소속 검사 수십 명 앞에서 개업식 축사에다 전관예우를 권유하는 듯한 발언까지 한 겁니다.
▶ 인터뷰 : 류제성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
- "전관예우를 조장하고 변호사 윤리에도 어긋나는 것으로서 결과적으로 사법불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최 지검장은 현장에서 축사를 갑자기 부탁받아 어쩔 수 없이 간단히 몇 마디 했을 뿐이며 도와주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이번 현직 검사장의 축사 발언은 또다시 법조인의 전관예우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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