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피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누워 있던 50대 노숙인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마천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입니다.
지난 13일 밤 8시쯤 노숙인 55살 박 모 씨는 주차장에 들어가 몸을 뉘였습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동네에서 배회하면서 주차장 같은 데서 항상 누워계셨고… 그날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주차장에 들어가…"
박 씨가 들어간 지 30분이 지나자 차량 한 대가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옵니다.
뒤이어 차 한 대가 더 들어와 멈춰 서더니 운전자가 문을 열고 뒤를 살펴보다 금세 자리를 떠납니다.
그리고 마지막 차가 진입하는 순간 누군가 쓰러져 있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노숙인 박 씨.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한 시간 동안 무려 넉 대의 차량이 이곳 지하주차랑 내리막길에 쓰러져있던 박 씨를 치고 지나갔습니다."
마지막 운전자만이 박 씨를 발견해 신고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 인터뷰 : 이영철 / 서울 송파경찰서 교통과장
- "운전자들은 평상시에 사람이 다니지 않는 좁은 지하주차장 입구기 때문에 사람이 있을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경찰은 혈흔이 발견된 차량의 운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박 씨의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또 박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운전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