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가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감자와 콩 등 밭작물은 수확에 비상이 걸렸지만, 감귤 농가는 가뭄이 반갑기만 합니다.
제주방송,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파종한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마늘밭입니다.
양수기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메마른 밭에 물을 대느라 분주합니다.
이맘 때쯤 들판 위로 돋아나 있어야 할 싹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성순 /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 "감자나 배추 무 등이 지금 (가뭄으로)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근의 또 다른 감자밭입니다.
이랑 군데군데 텅 빈 곳이 쉽게 눈에 띕니다.
지난달부터 비가 워낙 적게 내리면서 감자씨가 제대로 발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허양만 / 농민
- "종자가 굵지 못하고 겨울이 춥잖아 이 때문에 올해 감자 농사에 지장이 많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밭작물 수확에 비상이 걸린 것과 달리 과수농가는 가뭄이 오히려 반갑습니다.
올해 감귤은 지난겨울 이상 한파로 개화 시기가 늦어지면서 품질 저하가 우려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계속된 가뭄으로 일조량이 늘면서 감귤의 산도가 떨어지는 등 품질 향상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양창희 / 제주 서부농업기술센터
- "8월 중순부터 9월까지 계속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감귤 품질뿐만 아니라 수확시기도 앞당겨지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농촌 들녘은 때아닌 가뭄으로 밭작물과 과수작물 농가 간의 희비가 교차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