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요. 이런 날이면 오는 추위가 유난히 두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좁디좁은 쪽방에 사는 주민들은 난방비가 치솟은 이번 겨울이 유난히 힘들 것 같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에 사는 허경옥 할머니는 제법 쌀쌀해진 날씨가 무섭기만 합니다.
방바닥에선 벌써 한기가 올라오고 수술한 무릎도 계속 시려 옵니다.
연탄값은 동결됐다지만 다른 생필품 물가가 너무 오르는 바람에 마음 놓고 불을 땔 수도 없습니다.
▶ 인터뷰 : 허경옥 / 서울시 문래동
-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에게는 연탄이 조금 나오는데 나올 때도 있고 안나올 때도 있어요. 하도 집들이 이렇게 생겨서 추우니까 좀 도와줄 것 같아요. 예감이."
그나마 형편이 조금 나아 기름 보일러를 쓰는 주민들도 치솟는 기름 값에 올겨울 보내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애경 / 서울시 문래동
- "여기는 재개발 지역이라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아요. 한 달에 기름을 두 통씩 넣으면 벌써 얼마나 되는지 몰라요."
쪽방촌 주민들은 난방비를 아끼려고 버너를 사용하거나 촛불을 켜는 경우도 잦아 겨울철엔 화재도 걱정거리입니다.
소방서 직원들이 방재 시설을 수시로 살펴보지만, 나무로 만든 방들이 워낙 다닥다닥 붙어 있어 큰불이 날 가능성이 큽니다.
점점 추워지는 요즘, 쪽방촌에 사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