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코레일이 서울역에서 노숙인을 강제퇴거시킨 지 한 달이 지났는데요.
날이 제법 쌀쌀해지자 올겨울은 또 어떻게 버텨야 할지 노숙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제법 쌀쌀해진 저녁 날씨에 노숙인이 잔뜩 웅크린 채 길바닥에 누워 있습니다.
서늘한 가을 바람에 두꺼운 파카를 입고 장갑까지 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겨울용 침낭도 등장합니다.
코레일이 서울역 안에서의 노숙행위를 금지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번 조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쫓겨난 노숙인들은 올겨울은 어떻게 나야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 인터뷰 : 서울역 노숙인
- "올겨울에 챙겨주지 않으면 생활하기 어려우신 분들 있잖아요. 어떻게 될지 모르죠…"
상황이 이렇자 지하도로 거처를 옮긴 노숙인도 있습니다.
▶ 인터뷰 : 노숙인
- "역 안에서 잤는데 이젠 못 자게 해요. 그냥 버티기가 힘들죠. 지하도 생활은 좀 나아요."
서울시는 퇴거조치가 내려진 뒤 서울역에서 노숙인 100여 명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의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겨울이 되면 가을보다 일거리가 떨어져 숙박비조차 벌지 못하는 노숙인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기온이 더 떨어지면 서울역 노숙인들이 다른 장소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지금보다 더 두드러질 우려도 있습니다.
겨울철 노숙인 문제 해결을 위한 세심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