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소나기'로 유명한 황순원의 초창기 미공개 작품 70여 편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황순원 스스로 '너무 마음에 들지 않은 작품'이라 생전에 공개를 꺼렸지만, 초창기 그의 문학세계가 오롯이 담겼다는 평가입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황천 간 우리 누나 그리운 누나"
1931년 3월 19일 매일신보에 실린 '누나생각'이란 동요입니다.
소설 소나기로 유명한 황순원이 숭실중 3학년이던 16살 때 발표한 작품입니다.
황순원은 일주일 뒤엔 동아일보에 '봄싹'이란 시도 싣습니다.
지금까지 황순원의 등단작으론 같은 해 7월 '동광'에 발표한 시, '나의 꿈'이 꼽혀 왔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의 발굴 결과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황순원의 초창기 미공개 작품 71편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장르도 시와 단편 소설은 물론 수필, 서평 등 다양했습니다.
이 작품들은 뜻밖에도 모두 황순원이 생전에 공개를 꺼렸던 것들입니다.
'쓴 사람 마음에 너무 들지 않기 때문에 호사가들이 발굴이란 이름으로 끄집어내지 않길 바란다'며 못박아두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수십 년 만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건 무엇 때문일까.
▶ 인터뷰 : 김종회 /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이미 발표돼 있던 작품들에 대해서 수정 또는 재평가라고 하는 것은 작가 자신이 원하는 것 이외에도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작가는 가도 작품은 영원히 남습니다. 10대 때부터 다양한 문학 장르를 실험했던 황순원의 열정, 사람들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