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는 국민을 대신해 국회가 정부기관의 잘잘못을 따져 감시 비판하는 게 목적입니다.
하지만, 매년 국정감사 현장에는 그런 취지를 잊게 하는 엉뚱한 질문이 나오곤 하는데 김성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정감사.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는 질문이 이어지지만, 올해도 피감기관을 영 다른 방식으로 당황하게 하는 질문은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첫 번째는 엉뚱한 사람에게 질문하기.
고등법원장이 답변할 내용을 질문받은 중앙지법원장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 인터뷰 : 이은재 / 한나라당 의원
- "(고등법원 판사가 지하철 성추행한 사건은)그 결과를 어떻게 처리하셨습니까? 어떻게 처리하셨어요?/ 제가 처리한 것은 아닙니다만 사직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맞습니다. 그냥 사직처리만 하면 되는 겁니까? 모든 여성들이 쳐다보고 있습니다."
법원장에게 노골적으로 재판에 개입하라고 부추기는 발언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용희 / 자유선진당 의원
- "(청목회 사건에 대해) 재판부에서 재판하는데 실질적으로 법원장이 관여를 못 하신다면서요?/ 국회에서 정식적으로 거론된 이런 사항에 대해서는 가서 담당 재판부와 의논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피감 기관 답변을 듣기보다 의원 질문이 우선이라는 고압적 자세도 여전합니다.
▶ 인터뷰 : 안민석 / 민주당 의원
- "아니 제가 멋대로 그런 건 아니고요/ 언제 장관이 의원이 이야기하는데 중간에 끼어들었어요. 마지막 국회라서 막 가자는 거에요?"
가벼운 농담도 좋지만, 내용이 아쉬운 때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윤석용 / 한나라당 의원
- "잘못했다 해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 다른 사람할 때는 말도 안 하다가 내 말할 때는……. 이러고. 그래야 되겠습니까. "
국민을 대신해 정부 기관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살피는 국정감사.
하지만, 아직 국민의 시선에는 부족해 보이기만 합니다.MBN뉴스 김성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