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도에는 100살 이상으로 추정되는 무궁화 나무가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무관심 속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거제도 구조라 항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있는 섬마을 내도.
웅성한 수풀을 헤치며 힘들게 찾은 섬 중턱에는 무궁화 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언제 사람이 살았는지를 짐작할 수 없는 폐허 속에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무궁화 나무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2003년 태풍 '매미'의 충격으로 쓰러진 채 동백나무와 엉켜 있습니다.
곳곳이 갈라지고, 부러졌지만 그래도 매년 '무궁화 꽃'을 피우며 생명을 이어가는 모습이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이미 이 나무는, 주민들의 증언과 전문가들의 검증으로 수령이 100년 이상일 것이라는 추정.
하지만, 관계 당국은 수령 파악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산림청 관계자
- "일단은 뭐…. 기회가 되면 (무궁화 현상조사) 하긴 해야겠죠. 근데 가장 오래됐다 하는 등에 대한 의미부여가 모르겠습니다. 그게 중요한 것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지속적으로 무궁화 나무의 보존을 요구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명규 / 마을 주민
- "예를 들어 자기 자식이 아프면 그렇게 두겠어요? 결국,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한민국의 국화를 사랑하고 알려야 하는데…. 그런 일에 누가 나서야 하겠습니까?"
산림청은 조만간 수령 조사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훼손된 무궁화 나무는 오늘도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