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문제가 나올 때마다 무려 10조 원에 달하는 대학 적립금 문제도 항상 여론의 화살을 맞게 되는데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대학 적립금의 절반이 학생 등록금으로 조성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인터뷰 : 이원웅 /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 "2009년에는 학교 적립금이 2천300억이었어요. 그런데 보니까 2천400억으로 불어났더라고요. 그런 걸 보니까 참 어이가 없죠. 100억 원 또 쌓아놓고 또 돈이 없다고 하는 게…."
대학 등록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하는 게 바로 대학 적립금입니다.
대학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쌓아놓고도 비싼 등록금을 계속 거둬들인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사립대 적립금 총액은 지난 2월엔 10조 원을 돌파할 정도로 규모가 비대해졌습니다.
최근 비싼 땅값을 이유로 파주캠퍼스를 포기한 이화여대가 6천569억 원으로 적립금이 제일 많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적립금의 절반이 공교롭게도 학생 등록금이란 사실입니다.
지난해 전국 사립대가 추가 적립한 1조 3천348억 원 가운데 등록금 조성 금액은 46.7%인 6천234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법인 전입금은 4.5%인 605억 원, 기부금은 15.4%인 2천51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최다 적립금 9위 숙명여대의 경우 등록금 의존율은 무려 81.5%에 달하지만, 법인전입금은 단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학생 등록금으로 돈더미를 비축해 놓고도, 앞에선 '돈이 없다'며 등록금을 쥐어짜는 현실, 우리 대학의 현주소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