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서울역 안에서의 노숙행위를 금지하며 수십 명의 노숙인을 쫓아냈는데요,
쫓겨난 이들은 당장에 갈 곳이 없어 무리한 퇴거조치가 아니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한여름 밤의 서울역 앞 광장.
노숙인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손에 피켓을 들고 항의 집회를 열었습니다.
코레일이 야간에 서울역 안에서 잠자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수십 명의 노숙인이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하루아침에 잠자리를 잃어버린 이들은 당황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현 모 씨 / 서울역 노숙인
- "처음에 이런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앞으로 막막한 마음뿐입니다."
퇴거 과정에서 특별한 충돌은 없었지만, 대다수 노숙인은 이번 조치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을 지원하는 시민사회단체도 코레일의 강제퇴거 조치가 반인권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공기업이 대안없이 노숙인을 쫓아낸 것도 문제지만, 결국 이들이 지하철이나 공원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문제를 다른 곳에 떠넘겼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동현 / 홈리스행동 집행위원장
- "이분들을 내모는 것이 아니라 '어떤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물어봐 주고, 제대로 된 복지지원체계로 연계시켜주기만 하면 달라집니다."
하지만, 코레일 측은 고객의 민원이 급증해 더는 퇴거를 미룰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하루 30만 명의 고객이 이용하는 대한민국 교통의 심장 서울역, 그리고 갈 곳을 잃고 역 주위를 맴도는 노숙인.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들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