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눈이 안 보이는 1급 시각장애인이 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헌법 분야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안마사로 생업에 뛰어들기도 했던 이 사람을, 엄민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시각장애 1급인 57살 권인희 씨.
40년 전, 17살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양쪽 눈을 보지 못하게 됐습니다.
사고 후 반년 가량을 절망 속에 살던 권 씨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권인희 / 시각장애 1급
- "(당시에) 살기 위해서는 최대한 자기가 갖고 있는 역량을 끌어내서 적응하는 방법밖에 더 있겠습니까."
걷는 방법부터 점자를 통해 책을 읽는 법까지, 새롭게 세상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중학교부터 다시 시작한 권 씨는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뒤, 안마사로 생업에 뛰어듭니다.
그렇게 20여 년, 가정형편으로 포기해야 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 대학과 법학대학원, 이번에 박사학위까지 따냈습니다.
권 씨가 법학도로서 이루고 싶은 것은 한 가지, 자신과 같은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겁니다.
▶ 인터뷰 : 권인희 / 시각장애 1급
- "장애인의 생존권, 사회적 최약자의 생존권에 대해서는 사실 (헌법에서) 해석상의 문제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권리보장에 대해서 명쾌하게 하고 있지 않아서, 그 부분에 관심을…."
장애인으로서 최초로 헌법분야의 법학박사 학위를 따낸 권인희 씨.
어렵게 이뤄낸 결과인 만큼 자신의 연구가 사회에도 이롭게 쓰이길 기대해봅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