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법원 "일단 정지"

【 앵커멘트 】
대기업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에 정부가 세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일단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과세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세금을 매길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1년 현대차 부품사업을 맡은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운송 업무 모두를 정몽구 회장 일가가 세운 글로비스에 맡겼습니다.

현대차 계열사 일감을 거의 도맡은 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만 5조 8천억 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룹 주문을 독점해 단번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입니다.

하지만, 담당 세무서는 모비스가 글로비스에 정상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했다며 거액의 법인세를 부과했고, 모비스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현대모비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모비스가 법인세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31억 원의 법인세를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인세 처분의 기준이 되는 용역 가격이 적절한지를 세무서가 입증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에섭니다.


▶ 인터뷰 : 김우현 / 서울행정법원 공보관
- "정상적인 가격보다 비싼 대금을 지급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서 법인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는 내용의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일감 몰아주기에 세금을 물릴 기준을 만들 수 있겠냐는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화된 사례입니다.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 이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관행에 제동을 걸려면 보다 분명하고 체계적인 법적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icked@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