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영삼 민자당 후보에게 3천억 원의 선거자금을 건넸다고 밝혔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담긴 내용인데,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한중 수교 등 북방외교와 관련한 비화도 함께 담겼습니다.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과 북방외교 등 6공화국의 비화를 담은 회고록을 출간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1992년 5월 민자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김영삼 후보가 '적어도 4,000∼5,000억 원은 들지 않겠습니까?'라며 대선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과 이원조 전 의원을 통해 각각 1천억 원을 지원했고, 대선 막바지에 김 후보의 SOS를 받고 금 전 장관을 통해 1천억 원을 더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후보에게 대선자금을 직접 전달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사실관계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습니다.
북방외교와 관련된 비화도 회고록에 담겼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 과정에서 "중국 측이 북한에 사전 통보하지 않을 테니 한국도 어느 나라에도 알리지 말라고 요청해 대만에 알리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1992년 김일성의 특사가 친서와 초청장을 갖고 왔지만, 초청 시기가 김일성 생일과 맞물려 있고 '돈과 관련 있다'는 보고를 받아 거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1991년 가을에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할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도록 주도권을 잡기 위해 그해 11월 8일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발표했다고 회고했습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 [ jhkim0318@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