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커들을 동원해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을 해킹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엊그제 공군 참모총장이 군사기밀을 노출했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 안보 불감증이 심각한 지경에 놓였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리니지, 아이온, 던전파이터 등은 인터넷상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입니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칼과 방패 같은 아이템이 많게는 수백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점을 노리고 북한 해커들과 함께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을 해킹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43살 정 모 씨 등 17명은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북한 해커들을 끌어들여 게임의 핵심 정보를 빼낸 뒤 '오토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오토프로그램은 사람이 직접 컴퓨터를 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 씨 등은 이를 통해 손쉽게 게임 아이템을 얻어 팔았습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된 돈만 64억 원.
이들이 손잡은 해커들은 놀랍게도 북한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대학을 졸업한 20대 엘리트들이었습니다.
정 씨 등은 중국주재 북한영사관을 통해 중국법인회사 이름을 내걸고 '인력초청' 형식으로 북한 해커들을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 결과 북한 해커들은 한 사람당 매달 5백 달러씩 북한 당국에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해킹 목적이 외화벌이뿐만이 아니라 대남 사이버 공격을 위한 기반 다지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길환 /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 팀장
- "마음만 먹으면 관리 서버를 통해 언제든지 대남 사이버 테러에 (오토프로그램을) 활용할 할 수 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 2명을 쫓는 한편 비슷한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