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우로 피해가 컸던 곳은 우면산 일대뿐이 아닙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선 구청이 마을 뒷산에 내버려둔 나무토막이 비에 쓸려 내려오면서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기록적인 폭우로 50여 가구가 피해를 본 서울 시흥동의 한 마을입니다.
비교적 높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지만, 수마를 피해가긴커녕 10가구가 완전히 물에 잠기는 변을 당했습니다.
주민들은 마을 뒷산에 방치돼 있던 나무토막이 폭우에 휩쓸려 떠내려오면서 배수로를 막아 피해가 커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구청이 지난해 태풍 곤파스가 휩쓸고 가면서 부러진 나무를 산에 쌓아둔 뒤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전홍길 / 시흥3동 이재민
- "나무를 베어 놓은 것을 옆에 방치해뒀다가 그게 떠내려 와서 하수구 구멍을 막아서 물이 넘쳐서… "
전문가도 산사태에 쓸려 내려오는 나무가 특히 위험하다고 이야기합니다.
▶ 인터뷰(☎) : 박준범 /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나무토막이 내려오다가 수로를 막게 되면 물을 범람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면 2차, 3차 피해를 줄 수 있다…"
결국, 피해가구 한 곳은 마당 바닥을 깨고 배수로 안에 있던 나무토막을 전부 건져내고 나서야 복구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비가 많이 내려 뿌리째 뽑힌 나무도 있다며 나무토막을 치웠어도 피해를 더 줄일 수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금천구청 관계자
- "나무만 떠내려온 게 아니라 토사라든지 돌도 떠내려온 것이지… 산에 있는 산에 있는 나무를 다 빼낼 수는 없거든요. 진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상 밖의 큰 피해에 이번 수해는 '인재'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워졌습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