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로 7명의 희생자를 낸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 참사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완공된 산 중턱 배수로 밑에서 각종 공사현장의 쓰레기가 무단으로매립된 채 흙으로 덮여 있는 흔적이 MBN 취재진에 발견됐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 뒷산 중턱.
폭우로 쓸려나간 배수로 옆 언덕 단면 곳곳에 스티로폼과 합판, 철근 등 공사 자재가 묻혀 있습니다.
일부 배수로 주변은 마치 구멍이 뚫린 듯 폭삭 가라앉은 흔적이 역력합니다.
곡괭이로 직접 파봤습니다.
각종 비닐과 철근, 공사 쓰레기들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아예 굴착기를 동원해 주변을 전부 파봤습니다.
같은 쓰레기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옵니다.
아예 구멍이 나, 물이 새는 배수로 벽면도 있습니다.
배수로 옆 산길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콘크리트 바닥이 깨져나갈 정도로 센 물살이 강타하면서 묻혀 있던 쓰레기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인터뷰 : 서울 방배2동 주민
- "쓰레기가 묻혀 있으면, 한 군데가 구멍이 납니다. 그러면 자꾸 그쪽으로만 물이 집중해 들어가기 때문에 위에는 그냥 침하가 되는 거에요."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변합니다.
▶ 인터뷰 : 서울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
- "무허가 판자촌 있는 곳에 공사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작년 가을에 와서 잘 몰라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신속하게 빠지도록 하는 배수로, 하지만 '엉터리' 공사로 결국 애꿎은 주민만 피해를 봐야 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