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범인을 내세워 살인 사건을 조작하는 내용의 영화 '부당거래', 지난해 개봉돼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 영화처럼, 현실에서 범인을 바꿔친 일당과 이를 묵인한 변호사가 무더기로 기소됐습니다.
엄민재 기자입니다.
【 기자 】
영화 '부당거래'의 한 장면입니다.
아동 성폭행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경찰은 가짜 범인을 내세워 대국민 사기극을 펼칩니다.
(효과음)
그런데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이런 내용이 현실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일명 '낚시 문자'로 6억여 원을 챙긴 32살 신 모 씨 등 2명은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가짜 범인인 32살 강 모 씨를 내세웁니다.
이들의 범인 바꿔치기에 경찰관도, 검사도, 판사도 모두 속아 넘어갔고, 강 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습니다.
이들의 계획은 이때부터 일그러졌습니다.
벌금형을 예상했던 강 씨가 구치소에 수감된 데 분노해 진실을 폭로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신 씨 등은 5천만 원을 건네며 강 씨를 달랬고 강 씨는 다시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특히 이들이 입을 맞추는 과정에서 진실을 알게 된 변호사는 오히려 사건 은폐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2부는 주범 신 씨를 구속 기소하고 강 씨와 변호사 김 모 씨 등 4명을 결국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문답 시나리오까지 작성해가며 수사기관을 속이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