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회선을 빌려 중계를 해주며 실컷 장사를 하고선 정작 망 사용료 수십억 원을 빼돌린 업주가 적발됐습니다.
이 업주는 유령법인을 세워놓고 1주일 만에 사무실을 바꿔가는 수법으로 요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최인제 기자입니다.
【 기자 】
여러 대의 컴퓨터 서버에 랜선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서버 아래에는 모뎀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52살 엄 모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국제전화를 국내 이용자와 연결해주며 수수료를 받는 별정통신사업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기간통신사에 지불하는 회선사용료가 비싸 큰 수익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러자 엄 씨는 사용료를 내지 않기로 마음먹고 먼저 유령법인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국제회선 사용요금 납부서가 나오는 만큼 그전에 또 다른 사무실로 이전해 사용요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엄 씨는 이런 모뎀이 유령법인이 도착하면 이 모뎀을 들고 또 다른 사무실로 옮겨 다니며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유령법인 19개를 이용해 빼돌린 국제전화료가 무려 22억 원.
엄 씨가 해외통신사업자에게 회선 사용료를 지불하고도 실제 챙긴 돈만 10억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장진욱 /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팀장
- "비정상적으로 다량의 통신량이 발생하는 회선들이 일정 기간 이후에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서 수사를 의뢰했고 분석을 통해서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엄 씨를 구속하고, 공범인 동업자를 추적하는 한편, 이런 국제전화 서비스가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건 아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