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이 법을 무시한 채 턴키입찰을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보도를 앞서 해드렸는데요.
서울중소기업청이 공문을 통해 두 차례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예술의전당은 끝까지 턴키입찰을 고수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성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 예술의전당은 최근 연극 전용 공간인 '토월극장'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건설사 입찰 참가자격 심사를 하고 있습니다.
턴키입찰을 진행하고 있어 전체 공사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무대장치' 공사도 건설사가 도맡게 될 상황입니다.
이에 서울중소기업청은 두 차례에 걸쳐 중소기업 간 경쟁을 통해 무대장치 공사를 공문을 예술의전당에 보냈습니다.
무대장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청장이 정한 '중소기업자 간 경쟁품목'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종택 / 서울중소기업청 과장
- "중소기업이 대형건설사 등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고 나아가 중소기업자 간 나아가 중소기업자 간 경쟁을 통해 품질을 향상시키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턴키 공사를 추진하겠다는 예술의전당의 태도엔 변함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예술의전당 관계자
- "법이라는 것이 부패나 이런 것을 막으려는 것이지 일(공사)에 지장을 줘가면서 하자는 것은 아니지 않겠어요…"
'중소기업제품구매촉진법'을 어기고 입찰을 진행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현실적 방법은 없습니다.
국토해양부의 심의를 거쳐야 턴키입찰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 '국가계약법'도 상황은 마찬가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만 적용되던 법을 공정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턴 기타공공기관에도 적용토록 했지만, 위반 시 처벌 조항은 없습니다.
▶ 인터뷰 : 서상범 /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
- "국가계약법상 중대한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면 비록 형사법상 형사처벌조항은 마련돼 있지 않지만, 기타공공기관이 차지하는 규모나 국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하고 있다는 성격상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메카인 예술의전당.
국민이 주는 사랑만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 처리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