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에 접수된 자기소개서를 보면, 학생마다 엇비슷한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이 자기소개서 표절 방지프로그램까지 도입했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보도에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대학교가 올해 도입한 자기소개서 표절 방지 프로그램입니다.
한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입력하자 다른 학생의 소개서와 어떤 문장이 비슷한지 바로 나타납니다.
자기소개서 표절이나 대필이 많다 보니 대학교들이 고심 끝에 이런 프로그램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주희 / 건국대 입학사정관
- "학생들이 잘 쓰고 싶은 욕심에 많은 미사여구라든가 아니면 잘된 자기소개서를 자기의 소개서인 것처럼 표절해서 쓰는 경우가 생겨나더라고요."
▶ 스탠딩 : 이권열 / 기자
- "그렇지만, 자기소개서 표절이나 대필이 근절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 입시 컨설팅 업체는 자기소개서 문구 수백 개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글자를 조금씩 바꾸고, 문장 순서를 잘 조합하면 적발되지 않는다고 자랑합니다.
▶ 인터뷰(☎) : 수시전형 컨설팅업체 관계자
- "저희 쪽에 720개의 예문이 있는데요. 그것을 저희가 트랜스포머 자기소개서라고 하는데 그걸 경우의 수로 따져보면 6만 4천 개가 나와요."
심지어 일부 업체는 대학교가 사용하는 표절 방지 프로그램을 사서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미리 살펴봐 주기도 합니다.
수험생이나 학부모들로서는 외면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 인터뷰 : 임채형 / 고등학교 3학년
- "아무래도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고 경쟁률이 높다 보니까 다른 사람 도움받는 게 합격하는 데 더 유리하지 않을까…."
자기소개서 표절을 막아보려는 대학 당국과 이를 교묘하게 피해가는 사교육 업체, 이들의 쫓고 쫓기는 싸움이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합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 2kwon@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