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자전거를 보관하실 때는 꼭 튼튼한 자물쇠를 채우셔야겠습니다.
여름 휴가비를 마련하려고 상습적으로 자전거를 훔쳐온 학원 강사와 제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남성 3명이 차례로 자전거를 끌고 와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층마다 한 명씩 자전거를 내립니다.
집으로 자신의 자전거를 들고 들어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훔친 것들.
28살 이 모 씨 등 4명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일대에서 수십 대의 자전거를 훔쳤습니다.
여러 대를 훔쳐 놓아둘 곳이 없자 엉뚱한 아파트 복도에 자전거를 보관해둔 것입니다.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이들은 주로 관리가 허술한 길거리의 자전거 거치대에서 절도 행각을 벌였습니다."
심야 시간에 절단기를 가지고 다니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순식간에 자물쇠를 끊어버렸습니다.
이런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어처구니없게도 여름 휴가비 때문.
학원 강사인 이 씨와 이 씨의 예전 제자 3명이 함께 일을 꾸민 것입니다.
▶ 인터뷰(☎) : 이 모 군 / 피의자
- "여행경비를 마련하려고…. 가서 놀려고 그랬죠. 먹고 싶은 거 먹고 놀고 이러려고 했어요."
이렇게 모두 23대의 자전거를 훔친 뒤엔 인터넷 중고 매매 사이트를 통해 헐값에 자전거를 팔아 600여만 원을 챙겼습니다.
이들은 목표금액을 설정하고 자전거를 종류별로 분류해 각각 다른 가격을 매겨 파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장흥식 / 서울 강동경찰서 형사3팀장
- "자전거는 도난되면 추적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자전거가 수요도 많고 현금화하기 쉬워서…"
경찰은 자전거를 도둑맞은 추가 피해자를 찾는 한편, 이 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