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근로자들의 '백혈병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미국의 한 연구 기관이 1년 동안 공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윤영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과학적 인과관계를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의뢰를 받아 1년 동안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을 재조사한 미국의 안전보건 컨설팅 회사 '인바이론'이 내린 결론입니다.
인바이론은 기흥공장의 반도체 5라인과 화성의 12라인, 온양의 1라인 등 세 곳을 정밀 조사해 생산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배출되는지 여부를 살폈습니다.
백혈병에 걸린 근로자 6명 가운데 4명에게선 암 유발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고, 나머지 2명에서는 무시해도 될 만큼의 낮은 노출 수준을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 인터뷰 : 프레드 보틀러 / 인바이론 책임연구원
- "우리가 재구성해서 얻어낸 과학적 자료들은 6명의 발병 원인과 근무환경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로 삼성전자는 이른바 '백혈병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방침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이 이미 반도체 라인이 백혈병 발병과 일부 인과관계가 있다며 삼성반도체 직원과 유족 5명의 손을 들어준 바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단체들도 인바이론이 참고한 자료 대부분을 삼성이 제공했고, 구체적인 데이터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백혈병 피해자와 유족들이 이번 조사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리하고 있고, 근로복지공단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라 논란은 쉽게 진화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