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공수정 약물이 기형아 출산율을 높인다는 기사가 나와 병원마다 불임부부들의 문의가 쇄도했는데요.
알고 보니 외신의 내용이 왜곡돼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용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0년째 아기가 없어 인공수정을 시도하려는 장모씨.
장씨는 최근 인터넷 카페에서 과배란 주사를 맞게 되면 기형아를 출산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 인터뷰 : 불임 여성
- "처음에 봤을 때 좀 불안한 마음이 많았죠. 또 그런 (기사)헤드라인까지, 위험스럽게 보이니까 아 더 많은 검사를 해야 되는구나"
최근 영국 등 9개국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연구결과가 BBC 온라인판에 실리면서 국내 매체에도 소개됐습니다.
인공수정 약물이 다운증후군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내용입니다.
▶ 스탠딩 : 최용석 / 기자
- "여러 매체에서 마치 인공수정을 위한 과배란주사를 맞으면 기형아 출산 가능성이 증가한 것처럼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최초 BBC 온라인판 기사를 살펴보면 인공수정이 아니고 체외수정, 즉 시험관 아기를 통해 배양된 수정란이 실험대상입니다.
또, 약물로 자극한 수정란의 염색체 이상이 좀 더 많았지만, 대상이 평균 40세의 고령여성인 점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개발한 염색체검사 기법을 통해 정상 염색체만 이식하면 안전하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입니다.
외국에서마저 연구결과에 논란이 일자 연구지휘자인 영국의 앨런 핸디사이드 교수는 다른 매체를 통해 평균 40세 이상의 불임여성이 실험대상이었고 연구결과의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동원 / 대한보조생식학회 정보통신위원장
-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40세 이상이 되면 1/70 정도 확률로 다운증후군 환아(아기)가 태어납니다. 이 신문기사만 놓고 보면 마치 연구진이 개발한 특수한 염색체 연구법을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외신의 제목을 그대로 해석하다 보니 수많은 국내 불임부부들에게 또 하나의 불안감만 전달해준 사례입니다.
MBN뉴스 최용석입니다.
[ yskchoi@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