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처음으로 이주여성을 공무원으로 채용했습니다.
날로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책을 앞으로는 이들이 직접 만들게 됐습니다.
송찬욱 기자가 이주여성 공무원들을 만났습니다.
【 기자 】
17년째 서울에서 살고 있는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 씨.
한국인과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이자, 다문화 가정의 권익을 보호하는 활동가입니다.
남편이 지난해 딸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슬픔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 서울시 공무원으로서 이주여성의 대변인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이자스민 / 필리핀 출신
- "개선해야 할 점을 생각하면서 노력해서 조금 더 서울시가 외국인들한테 '내 나라', '내 집', '내 도시'라는 느낌으로 다가왔으면 합니다."
생소한 언어와 문화 때문에 힘들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으로 헤쳐나갔다는 중국인 김홍 씨.
서울에 사는 외국인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따뜻한 친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 인터뷰 : 김홍 / 중국 출신
- "제가 그동안 받아온 도움을 다시 필요로 하는 다른 외국인 분들에게 줄 수 있도록 해서…."
이 밖에도 베트남 출신 팜튀퀸화 씨와 몽골 출신 촐롱체첵 씨도 서울시 공무원으로 당당히 채용됐습니다.
▶ 인터뷰 : 장영민 / 서울시 외국인교육지원팀장
- "외국인들은 지금까지는 정책의 수혜자로서 역할만 했다면, (이제는) 외국인 입장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정책을 담당하는 역할을…."
서울로 시집와서 살고 있는 이주여성은 현재 4만여 명.
이주여성 공무원들이 우리 사회의 일부가 되고 있는 다문화 가정과 한국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송찬욱입니다. [ wugawug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