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하면 보통 휴식을 취하거나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인식되기 마련인데요.
요즘 대학생들에게 방학은 마냥 한가하고 즐거운 시간이 아닙니다.
등록금 천만 원 시대의 힘겨운 방학나기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박통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얼마 전 방학을 맞은 대학교 3학년 이윤주학생의 하루 일과는 대학원 연구실에서 시작됩니다.
이곳에서 회계 장부 등을 정리하며 사무 보조 업무를 맡고 있는 이 씨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을 하며 학기 중보다 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윤주 / 대학교 3학년
- "등록금이 많이 비싸다 보니까 부모님한테만 의존할 수가 없더라고요. 저도 일해야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
경제학과 3학년인 유일형 씨가 이번 방학 때 맡고 있는 과외 학생은 자그마치 5명입니다.
과외에 앞서 가르칠 내용을 예습하고 과외 학생이 사는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갑니다.
유 씨는 이렇게 벌어들인 수입 대부분을 등록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일형 / 대학교 3학년
- "저만 이렇게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불만은 없어요. "
등록금 천만 원 시대에 방학 기간 아르바이트는 필수가 돼버렸습니다.
한 아르바이트 전문 사이트에 지난 2주동안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등록된 이력서는 2만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가 넘게 늘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등록금 마련 목적이 27%를 차지하면서 6개월 전보다 14%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 인터뷰 : 주성규 / 대학교 4학년
- "방학 동안에 아르바이트 3∼4개 정도 할 생각이고요. 집에 손 벌리기도 그렇고 해서, 돈을 마련해보려고. "
달콤한 늦잠과 보충 학습 대신 일터를 찾고 있는 대학생들.
등록금 천만 원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방학은 더이상 휴식의 시간도 재충전의 시간도 아닙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