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 폭이 6m도 채 안 되는 도로 5개가 한 곳으로 모인 오거리가 있는데요.
주민들은 매일 위험천만한 거리를 아슬아슬 건너고 있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최인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차량이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아래에서 위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어린 학생은 몰려오는 차량 사이로 위태롭게 걸어갑니다.
지난달 9일 저녁 51살 조명규 씨는 이 오거리를 지나다 택시에 부딪혀 넘어졌습니다.
▶ 인터뷰 : 조명규 / 교통사고 피해자
- "머리가 띵하게 아파서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정신이 멍해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횡단보도가 없는데 길 건너다가 바로 한가운데서 치였습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더욱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여기서는 절대로 아이들을 그냥 보낼 수가 없어요. 왜냐면 차가 너무 많으니까 다칠 위험이 상당히 많거든요. 다른 거리가 5%라면 여기는 80% 이상입니다."
1950년대 6·25전쟁 난민이 모여들면서 조성된 이곳은 워낙 도로폭이 좁다 보니 횡단보도는 커녕 인도도 설치하기 어렵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특히 이곳엔 남산 터널에 요금을 내지 않으려는 차량들이 몰리며 교통체증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
구청은 도로폭을 넓힐 수도 일방도로로 전환하기도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이용근 / 서울 용산구청 주무관
- "대체할 수 있는 도로가 없고요, 일방통행을 하면 오히려 민원이 더욱 발생할 것 같습니다. 도로폭을 넓히는 비용도 상당히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결국, 이곳 주민들은 달리 도로를 개선할 뾰족한 방법도 없어 오늘도 위태위태한 도로를 건너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