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내 한 대학에서 등록금 환불 대신 4만 원짜리 문화상품권을 지급해 논란이 뜨겁습니다.
학교 측은 등록금 환불 차원이 아닌 혜택 지원이라고 하지만, 학생들은 '생색내기용'이라며, 개운치 않다는 반응입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시내 한 대학.
천막 앞에 수십 명의 학생이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학생증을 제시해 본인임을 확인한 뒤 받아가는 물품은 다름 아닌 문화상품권.
지난 4월 학교 측과 총학생회가 학생 혜택의 하나로 합의한 교재지원비 명목입니다.
문제는 이 상품권이 학교 측과 등록금 인상분 철회를 놓고 지루한 공방을 벌인 끝에 나온 결과물이란 것입니다.
2.8% 인상된 등록금을 환불하지 않는 대신 한 학기 4만 원의 상품권이 주어졌다는 얘기입니다.
▶ 인터뷰 : 숭실대 재학생
- "상품권 받으니까 좋긴 좋은데요, 등록금 반환하는데 그냥 생색내기 식으로 주시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상품권 거부·반환 운동을 펼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차원 /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 "그런 곳에 쓰일 돈이 있다면 아예 처음부터 등록금 인상을 하지 말았어야 하고, 환불을 오히려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반대하는 입장을 학교에 표현하려고…."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등록금 환불이 아니며, 명백한 교재지원비 혜택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품권 지급에 합의한 총학생회도 '말이 안 된다'고 성토합니다.
▶ 인터뷰 : 박길용 / 숭실대 총학생회장
- "말이 안 되는 거지만, 일단 학생총회에 참가해 주신 많은 학우 여러분과 등록금 문제에 관심을 많이 보여주신 여러분께 뭔가 드려야겠다, 성과를 남겨야겠다…."
오른 등록금 대신 상품권을 받아가야 하는 현실, 등록금 문제로 연일 시끄러운 우리 대학 사회의 또 다른 자화상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