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원대 수표와 어음을 위조해 시중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1만여 장에 가까운 양을 위조했다고 하는데, 국내 최대규모입니다.
엄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도봉구의 한 주택.
집안을 뒤지자 곳곳에서 약속어음과 가계수표들이 나옵니다.
50살 임 모 씨는 이곳에 제조공장을 차려놓고 1만여 장에 가까운 수표를 위조했습니다.
▶ 인터뷰 : 임 모 씨 / 위조 기술자
- "생계 수단으로 했는데 여러 사람들과 방법이 달라서…. 죄송합니다."
수표 위조엔 52살 이 모 씨 등 판매 총책과 딜러, 전용 퀵서비스 등 9명이 동원됐습니다.
먼저 당장 현금이 필요한 기업들에 어음을 사겠다고 광고를 낸 이들은 어음 번호만을 챙겼습니다.
이후 이 번호를 위조수표에 기재하고 구매자가 요구하는 금액을 써넣어 시중에 유통한 겁니다.
▶ 스탠딩 : 엄민재 / 기자
- "임 씨가 위조한 이 어음은 안으로 비춰지는 무궁화 문양까지 같을 정도로 정교해, 일반인은 물론 금융기관까지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습니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 임 씨가 위조한 수표만 1만여 장, 수천억 원에 달하는 양입니다.
번호가 같은 위조어음이 유통되면서 원본 어음을 갖고 있던 기업들은 줄줄이 부도를 맞았습니다.
▶ 인터뷰 : 천현길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팀장
- "회사에서 정상적으로 발행된 어음번호가 수십, 수백 장이 복제돼서 지급기일이 되면 은행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결국 회사는 부도날 수밖에 없는…."
경찰은 위조책 임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딜러 역할을 44살 양 모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