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 연쇄 폭발사건은 테러가 목적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 동기는 선물 투자 실패와 빚 독촉을 피하기 위해 주가 조작을 노린 것이었습니다.
김천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혹시 사람들을 다치거나 죽게 하려던 건 아니었나요?)
-"절대 아닙니다…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서울역 물품보관함 폭발사건의 용의자는 이처럼 테러와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 사제 폭탄을 연쇄 폭발시킨 용의자들이 검거됐습니다.
주범인 김 모 씨는 3억여 원을 빌려 선물투자에 손을 댔으나 실패했고, 채권자들이 빚 독촉을 해대자 범행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인터뷰 : 이상정 / 서울시경 형사과장
- "너는 죽지도 않고 폭발물도 못 터뜨리느냐는 비아냥과 빚 독촉에 시달린 나머지 어디 한 번 흉내라도 내어 볼까…"
김 씨는 이 모 씨와 박 모 씨에게 금전적 대가를 약속하고 끌어들여, 폭발물 제조에 필요한 물건의 구입과 폭발물 투입 등의 임무를 맡겼습니다.
범행날짜 역시 주범인 김 씨의 치밀함이 보이는 대목입니다.
지난 12일은 선물옵션 만기일.
▶ 인터뷰 : 김성종 / 서울시경 폭력계장
- "폭발사건이 발생하면 주가가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
'마지막 한 방'을 노린 김 씨는 범행 전날 빌린 돈 5천만 원을 선물옵션에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사흘도 되지 않아 경찰에 검거됨으로써, 김 씨의 마지막 '대박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일단 주범인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더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