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50년 가까이 모셔온 자녀에게 "상속재산의 50%를 기여분으로 인정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부모 부양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는 우리의 세태에 비추어,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 70세인 김 모 할머니는 시부모님 사진만 보면 마음 한구석이 시립니다.
50년 가까이 모셔온 시어머니가 치매를 앓다 95세에 돌아가셨고, 시아버지도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시부모의 조카였다가 입양된 남편과 함께, 자식의 당연한 도리를 했을 뿐이라는 김 할머니.
하지만, 말년 병시중만큼은 쉽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 할머니
- "참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부모인데 그러면…. 해야지. 돌아가시고 나니까 조금 더 잘 해드릴 걸 그런 생각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최근 남편의 사망으로 김 할머니와 시부모의 친딸 7명은 상속재산을 두고 다퉜고, 법원은 8분의 1로 나누기 전에 일단 50%를 김 할머니 부부의 기여분으로 인정한다고 심판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김 할머니 부부는 부모를 이례적으로 장기간 부양하며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면서 "시어머니의 치매 등 병치레까지 감당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박성만 /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 "오랫동안 병시중을 하고 (부모를) 지극히 봉양한 자녀에 대해서 특별한 부양을 인정해서 상속재산 중 50%의 기여분을 인정한 사안입니다."
지금껏 20% 이상의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았던 법원의 이례적 판단으로, 김 할머니와 그 자녀들은 모두 3억여 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