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폐렴으로 사경을 헤매는 환자들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까지 감당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13일 환자 가족들에 따르면 짧게는 20일, 길게는 30일 이상 입원 중인 환자들의 진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폐 섬유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폐 이식을 받고 32일째 입원 중인 한 환자의 병원비는 현재 1억5천430만원에 달하며 건강보험금을 제외하고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액수는 8천만 원에 육박한다.
이 환자와 더불어 지난 10일 뇌출혈 증세로 사망한 30대 중반 산모도 총 진료비 1억500만원 가운데 4천600여만 원을 본인이 부담했다.
이 밖에도 26일째 입원 중인 환자는 총 진료비 8천600여만 원(본인부담 2천900만원), 21일째 입원 중인 다른 환자도 진료비가 7천만 원(본인부담 2천800만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병원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개인부담금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보건당국이 정확한 발병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상태여서, 건강보험 산정 특례도 받을 수 없고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선택 진료 항목이 많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가검물에 대해 20가지 병원체 검사를 실시했으나 병원체에 의한 발병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이 질환을 급성 간질성 폐렴으로만 규정해 놓은 상태다.
현재 환자 가족들은 가운데 장기 치료가 불가피하고 병원비를 얼마나 더 감당해야 할지 가늠하기도 어려워 애만
한 환자 가족은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두고 돈 걱정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은 일지만,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 없이 병원비만 늘어나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일부 환자 가족은 증상이 악화해 폐 이식을 받을 경우에 대비해 전셋집마저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혜리 인턴기자 (hyelis25@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