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를 만드는 데 쓰이는 솔벤트 판매점을 차리고 이 원료로 유사석유를 제조해 유통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정유사에서 새나간 원료가 버젓이 유사석유로 만들어지는데도 이를 감시하는 석유관리원은 거짓 보고서만 믿었습니다.
서복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충남 천안의 한 주유소.
검찰 수사관들이 유사석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유기에서 기름을 뽑아냅니다.
"통에다 가득 따라 주시면 됩니다."
채취된 기름은 페인트 원료인 솔벤트를 섞어 만든 유사석유.
검찰에 적발된 39살 안 모 씨 일당은 유사석유 5백4십만 리터를 제조해 주유소 등지에서 팔아왔습니다.
▶ 스탠딩 : 서복현 / 기자
- "이들은 이처럼 솔벤트 등 용제를 파는 소매점을 차려놓고 정유사에서 떼어 온 원료로 유사석유를 만들어 유통했습니다."
페인트 업체에 용제를 넘기는 판매소를 차리면 정유사로부터 안정적으로 원료를 구할 수 있는 점을 노린 겁니다.
판매소 2곳에서 5년 동안 사들인 용제는 1천만 리터.
페인트 업체에 용제를 판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올렸지만, 석유관리원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최두헌 검사 / 청주지검 충주지청
- "용제 판매·수급 현황에 대해 허위로 보고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석유관리원에서 단속이 어려운 점을 이용했습니다."
정유사도 용제가 어디로 유통됐는지 확인할 의무가 없어 용제판매소는 사실상 감시의 사각지대였습니다.
검찰은 정유사에 관리 책임을 부과하도록 법령을 개정할 것을 법무부에 건의하는 한편, 석유관리원과 함께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서복현입니다. [sph_mk@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