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두고 농협조합장이 조합 임원들에게 발마사지를 시켜줘도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을까요.
더구나 성매매 의혹 정황이 담긴 녹취록까지 나왔는데, 선관위와 경찰 모두 '문제없다'고 사건을 일단락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신임 조합장 선거를 넉 달 앞둔 2008년 1월.
경기도의 한 농협조합 임원과 간부 10여 명은 대전의 한 호텔에서 단배식을 열었습니다.
사업 활성화 등이 주요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단배식은 2008년 당시 농협조합의 사업계획서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선거일 180일 전, 기부행위 등을 금지한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논란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실제로, 워드프로세서 문서로 작성된 예산 집행 내역은 의혹투성이입니다.
특히, 발마사지는 행사 취지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지출 항목입니다.
게다가, 행사 도중 일부 임원의 성매매 의혹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K 씨 / 경기도 모 농협조합 2008년 이사
- "계집애가 왔어. 보니까 진짜 옷을 홀딱 벗고 왔더라고. (홀딱 벗고 왔어?) 저도 씻었을 거 아냐. 사우나도 안마 이런 데 가면 똑같아. 한 명이 다 도는…."
하지만, 당시 이를 조사했던 선관위는 '서면 경고' 조치만 내렸습니다.
▶ 인터뷰 : 당시 선관위 관계자
- "우리는 위반 행위를 잡아서 처벌하는 목적은 부차적인 목적입니다. 우리는 관리기관이에요. 후보자들이 선거라는 전 과정 기간 위반행위를 적게 해서 최종 개표까지 완주하느냐 이런 후보자 보호의 목적도…."
경찰 역시 카드 사용처 부분은 제껴둔 채 '선거법 위반'이 아니란 결론만 내렸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우리는 단배식에 대해서, 단배식이 진짜 선거법에 위반됐느냐 안 됐느냐 그 부분에 대한 것만 수사했지, 카드 쓴 부분에 대한 것은 우리가 경비 부분에 대한 건 수사를 안 했지."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농협 측은 별다른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농협은 선거법을 위반한 적이 없고, 성매매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경기도 모 농협조합 관계자
- "그때 마사지는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마사지가 뭐냐고 그랬더니 이게 바로 목욕비 그거더라고요."
하지만, 발마사지에 쓴 영수증은 농협 측의 해명과는 달리 호텔 측 영수증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 기간에 농민들 돈으로 각종 의혹투성이 행사를 벌여도 문제가 안되는 현실. 우리 선거 문화의 현 주소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