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은행 VIP 고객만을 노린 신종 금융사기 일당이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정교하게 위조된 신분증과 피해자의 신용정보를 이용해 4억이 넘는 돈을 빼갔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은 통장을 개설했던 은행의 다른 지점을 옮겨다니며 3억 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이 돈을 빼간 계좌는 자신의 계좌가 아닌 은행 VIP 고객인 61살 이 모 씨의 계좌.
설을 앞두고 돈을 찾으려 했던 이 씨는 텅 빈 자신의 통장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해자
- "돈이 일이십만 원도 아니고 일이천만 원도 아니고, 몇억을 빼갔다는데 황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51살 전 모 씨는 지난 1월 말 VIP 고객의 신용정보와 위조된 주민등록증 등을 브로커로부터 사들였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전 씨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운전면허증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홀로그램과 관인까지 완벽하게 위조되어 있어 일반인은 진위를 판단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어서 60살 조 모 씨는 위조된 신분증으로 새로운 통장을 만들면서 이 씨의 기존 계좌에 대해 인터넷 뱅킹을 신청하고 공인인증서까지 발급받았습니다.
이후 이 씨의 기존 계좌에서 신규 계좌로 돈을 이체시킨 다음 네 차례에 걸쳐 3억 원을 빼간 것입니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울산과 순천 지역에서 모두 4억 2천만 원을 빼돌렸습니다.
▶ 인터뷰 : 정석화 / 경찰청 사이버센터 수사실장
-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이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서 기존의 계좌에 대해 인터넷 뱅킹을 신청하는 경우에 신원확인을 좀 더 강화해야겠습니다."
경찰은 전 씨 등 4명을 검거해 3명을 구속하고, 해외로 달아난 전 씨 친형에 대해선 계속 추적 중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