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를 조작한 고등학교들이 교육청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편법을 가르친 셈입니다.
보도에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학교생활기록부 정정이 많았던 고등학교에 대해 감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자율형 사립고와 특목고를 포함해 23개 학교가 학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1~2학년 때 학생부에 기재된 특별활동이나 행동 특성, 진로 지도 내용을 3학년 때 고친 겁니다.
▶ 인터뷰 : OO외고 3학년 부장 교사
- "(간단하게 학교 입장만 좀 밝혀주시죠.) 교장· 교감 선생님한테 들으세요. 그 얘기를 왜 저한테 오셔서…. 인터뷰 응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다혈질적인 면이 있다' 같은 부정적 표현은 삭제했고, 학습 성취도가 저조하다는 말은 우수하다는 말로 바꿨습니다.
한 학생은 취미가 영어드라마 보기에서 독일 영화 보기로, 장래희망은 국제변호사에서 독문학과 교수로 달라졌습니다.
▶ 스탠딩 : 이권열 / 기자
- "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받은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들이 학생부를 수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학생부는 수시전형의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정정을 요구한 겁니다.
▶ 인터뷰 : 한홍열 /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 "학생 또는 학부모, 특히 학부모님의 지나친, 과도한…. 학교로, 집으로 전화를 해서 몇 번 거절하다가 어쩔 수 없이 했다, 이렇게 답한 분도 계셨고요."
교육청은 교사 200여 명에 대해 징계를 내리고, 학생부를 조작한 사례가 더 있는지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 2kwon@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