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 광명역에서 발생한 KTX 탈선 사고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7mm 짜리 너트 한 개를 빠뜨린 허술한 정비와 부실한 보고가 부른 인재였습니다.
윤범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문제의 시작은 선로전환기에서 빠진 너트 한 개였습니다.
사고 당일 새벽 용역업체 직원들이 선로전환기의 낡은 케이블을 교체한 후 너트 한 개를 빠뜨리면서 에러 사인이 발생한 것.
수리반 직원이 달려갔지만 너트가 빠진 것은 발견하지 못하고 임시로 선로전환기를 직진만 가능하도록 바꿔놨습니다.
하지만 보고할 때 이 점을 누락한 것이 화를 키웠습니다.
이 직원은 직진만 가능하게 했다는 내용을 뺀 채 그저 "열차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임시 조치를 취했다"고만 보고한 것입니다.
관제센터는 수리반 직원의 말을 '완전하게 조치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열차가 들어오자 우회전 신호를 넣었습니다.
사고 열차가 3분 정도 늦게 도착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직진만 가능하게 된 선로전환기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에러 사인이 떴고 이에 놀란 관제센터가 곧바로 직진 신호로 바꿨습니다.
이에 따라 열차의 진입부는 우회전, 중간부는 직진으로 엇박자가 나면서 탈선이 발생한 것입니다.
결국 사소한 정비 실수에 '설마'하는 안이함과 애매한 보고로 인해 대형 참사를 부를 뻔한 것입니다.
사고 조사위는 이와 함께 관제사의 대응 미흡 등 안전관리 시스템의 전반적인 부실이 사고를 키웠다며 안전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