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대학생들이 졸업식 참석은커녕 졸업장조차 찾아가지 않는 사례가 흔한데요.
하지만, 졸업장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천권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4년간의 공부 끝에 사회복지학 학위를 딴 김은경 씨.
집 안에 쌓인 수십 권의 노트가 그동안의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30년 전 대학을 중도 포기한 김 씨가 학업을 재개할 수 있었던 건 가족, 특히 아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하지만, 사랑스런 아들은 지난해 가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 씨는 누구보다 졸업을 축하해줬을 아들 생각에 눈물을 흘립니다.
▶ 인터뷰 : 김은경 / 사회복지학 학위취득자
- "힘든 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아들 때문에…. 그 애가 마련해준 공부인데…."
선교사를 꿈꾸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최말례 할머니에게도 학사모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 인터뷰 : 최말례 / 신학 학위취득자
- "남한테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돼서 좋고요. 젊은 분들도 바쁘다고만 핑계 대지 말고 부지런히 배우세요. 늦지 않았습니다."
이번 졸업식에는 만학도에서 새터민에 이르기까지 2만 7천여 명의 학생들이 학점은행제와 독학으로 학사모를 썼습니다.
▶ 인터뷰 : 최운실 / 평생교육진흥원장
- "대학의 학위를 취득할 수 없었던 분들에게 대안적으로 대학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이 사회의 모든 곳에서 대학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린셈입니다."
저마다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학사모를 쓴 학생들, 그들의 졸업식이 더 빛나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 chonkp@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