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인출기를 교체하면서 개인 정보가 담긴 하드디스크 수백 개를 빼돌린 4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하드디스크에 담겼던 정보가 2천만 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김포의 한 물류창고.
현금 인출기 수십 대가 놓여 있습니다.
신권 화폐가 나오면서 오래된 기계들이 폐기 처분장에 보내진 겁니다.
하지만, 정작 개인정보가 담긴 하드디스크는 폐기되지 않았습니다.
이 모 씨는 이들 하드디스크를 중고 부품업체에 개당 7천 원씩 받고 넘겼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중고 부품업체 대표
- "불량이어서 (하드디스크를) 폐기해야 한다고…. 포멧을 해서 조그만 욕심에 소매 판매를 했습니다."
「은행 내규상 하드디스크를 폐기할 땐 확인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사진 몇 장만 붙이면 되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합니다.」
이 씨가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5월부터 다섯 달 동안 빼돌린 하드디스크만 450개.
하드디스크에 들어 있는 수만 건의 개인정보는 한 번의 클릭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경찰은 유출된 개인정보가 2천만 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천현길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팀장
- "계좌번호, 주민등록번호, 성명 등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면 보이스피싱과 같은 제2, 제3의 범죄 피해자가 생길…."
경찰은 개인 정보보호 규정을 위반한 이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