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매수' 고려대 축구부 감독 유죄

【 앵커멘트 】
상습적으로 심판을 매수한 혐의로 기소된 전 고려대학교 축구부 감독에게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또 학부모들이 내놓은 공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2009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정기 연고전.

당시 판정에 불만을 품은 연세대학교 감독은 심판에 항의하다 퇴장당했고, 고려대학교는 2대 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4년 만의 승리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고려대학교 감독 43살 김 모 씨는 경기에 앞서 주심과 부심에게 각각 1천만 원과 5백만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또 "아들을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학부모로부터 200만 원을 받는가 하면, 학생들에게 써야 할 기숙사비 1천만 원, 간식비 5천여만 원도 마음대로 써버렸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법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4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김 씨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심판 매수 행위를 반복했다"면서 "학생들을 위한 돈을 마음대로 쓰고도 변명으로 일관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김 씨가 좋은 성적을 요구하는 학교 측의 태도에 압박감을 느껴 심판 매수에 나선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학부모들의 총무 역할을 하며 김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53살 송 모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