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전입자들이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도록 허위 문서를 작성한 구청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철거 가옥의 원소유주가 노인인 가구만 노렸다고 하는데, 주인도 모르게 분양권을 빼돌린 겁니다.
엄민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한남동에서 고물상을 운영했던 67살 이석임 씨.
지난 2006년, 주변 도로 확장공사로 고물상을 철거하면서 오랫동안 살았던 주거지도 함께 잃었습니다.
이에 당시 구청 담당 공무원이었던 52살 양 모 씨는 이 씨에게 충분히 보상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이석임 / 서울 한남동
- "보상금은 어떻게 하겠느냐 했더니, 최대한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현직에 있는 공무원이니까 알아서 잘 해주겠지 믿었죠."
하지만, 정작 주택 소유자에게 넘어가야 할 아파트 분양권은 브로커가 끌어들인 위장 전입자들에게 넘어간 뒤였습니다.
관련 지식이 부족한 노인들을 상대로 원소유자가 받아야 할 분양권을 위장 전입자들에게 빼돌린 겁니다.
양 씨가 2005년부터 1년이 넘는 기간에 6가구의 분양권을 빼돌려 부동산 브로커로부터 받은 돈만 2억 4천여만 원.
▶ 인터뷰 : 김 모 씨 / 아파트 브로커
- "업자들끼리는 물건값(분양권)이라고 하거든요. 그 당시 시세가 분양권 하나 당 6천에서 7천만 원 했었어요."
구청 주택과에 일하는 공무원인 양 씨는 관련 문서도 쉽게 위조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양 씨를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로 구속하고, 부동산 브로커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