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물품보관소에 현금 11억 원을 보관해오다 인도네시아로 도망쳤던 도박사이트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이 운영자가 더 빼돌린 돈은 없는지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최인제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8월 건장한 남성 두 명이 묵직해보이는 택배 박스를 들고 걸어갑니다.
다음 달인 9월에는 또 다른 상자를 옮기더니 12월엔 이 박스를 들고 어딘가로 향합니다.
이 박스에는 현금만 11억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업자인 31살 임 모 씨는 동업자인 39살 정 모 씨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의 백화점 물품보관소에 돈을 보관해왔습니다.
이 돈은 다름 아닌 임 씨 등이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09년 4월까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번 수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임 씨가 지난 7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해 임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인천공항에서 붙잡았습니다.
임 씨는 이미 지난 2009년에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돼 10개월간 실형을 받았습니다.
당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은 무려 23억 원.
이 가운데 11억 원을 물품보관소에서 운영해오다 경찰에 적발된 것입니다.
▶ 인터뷰 : 이병국 /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 "지금까지의 범죄자들은 범죄수익금을 차명계좌와 차명부동산을 이용하거나 해외로 빼돌리는 방법으로 은닉하였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물품보관소에 수익금을 숨겨놨습니다."
경찰은 앞으로 23억 가운데 남은 12억 원과 함께 CCTV에 찍혔던 정 씨의 행방을 쫓는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최인제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