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자인 아버지 이름을 팔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코스닥 업체의 경영권을 따낸 뒤 회삿돈을 빼돌린 업주가 검찰에 구속 기소됐습니다.
횡령한 돈이 무려 250억 원에 달하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오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989년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1호 창업투자사 N사.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던 이 회사의 주가가 지난해 초부터 곤두박질 치더니 급기야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됐습니다.
기업 M&A에 이어 바이오와 대체에너지 펀드에까지 영역을 넓혀가던 회사가 무너진 건 지난해 대주주가 조 모 씨로 바뀌면서부터입니다.
조 씨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는 재단 이사장인 아버지를 팔아 N사의 대주주 한 모 씨에게 접근했고,
2천억 원 규모의 바이오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하며 N사의 지분 상당수를 넘겨받았습니다.
이어 N사가 250억 원 규모의 증자를 하도록 관여해 지분을 늘린 뒤 실소유주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조 씨는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모은 250억 원 가량을 투자가 아닌 개인 빚을 갚는데 대부분 탕진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이 들통날까 봐 빈 껍데기인 회사를 마치 240억 원에 인수한 것처럼 회계자료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회삿돈 250억 원은 모두 증발해버렸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입게 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조 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범행에 가담한 회사관계자 2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이와 유사한 범죄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대영입니다. [ 5to0@mbn.co.kr ]